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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식물과 다른가, 개고기/이필렬교수
동보연 2007-07-06 11:44:48

출처; 저서[생명과환경]

저자;이필렬교수-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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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동물은 식물과 다른가?

;동물에 대한 연민,생명에 대한 외경을 느껴 본 사람이라면 동물이 인간과 유사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들의 고기를 적게 먹거나 아예 먹지 말라는 주장에 특별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더 나아가서 몸소 실천하는 일에 동참하기까지 한다. 반면에 그러한 체험이 없었던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즉각 반발한다. 이들이 내놓는 이유 중 하나는 식물도 생명인데 동물에 대한 연민으로 그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식물도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식물도 생명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반론자체를 위한 것일 뿐,동물뿐만 아니라 식물까지도 진정 존중받아야 할 생명으로 느끼기 때문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마음과 깊은 곳에 아직도 남아 있는 불편함을 건드리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그러한 냉소적인 반론을 펴는 것이다.

우리가 만일 식물까지도 생명이라는 이유로 먹지 않는 다면 우리는 죽고 만다. 그러나 동물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사람도"살려고 하는 생명 한가운데 존재하는 생명"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먹을 수 밖에 없다. 먹어야만 한다면 동물이든 식물이든 상관이 없는 것일까? 우리가 곡식을 거두고 과일을 따고 채소를 뜯을 때 느끼는 감정과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일 때 느끼는 감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곡식과 과일과 채소는 우리가 몸소 얼마든지 거두고 딸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협오감,거부감,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이렇게 많은 열매가 맺혀서 우리를 먹여 살리고,다음에 또 우리에게 먹을 것을 줄 것이니 고맙다'는 감사의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에 동물을 스스로 칼을 들고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동물에 칼을 들이대어 죽이는 장면을 보기만 해도 협오감과 거부감과 연민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들이 스스로 동물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떤 감정상태가 되겠는가? 동물을 죽이는 일과 식물을 거두는 일은 이렇게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식물은 다른 생명에게 먹히는 것에 대해 거부나 저항을 하지 않는다. 이는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를 못 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식물은 동물에게 먹힘 으로서 멀리 이동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물은 적어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한계 안에서는 기쁨,슬픔,고통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인간과의 유사성이 동물의 경우보다 훨씬 덜 한것이다. 동물을 죽일 때 우리는 한 생명을 죽여 없앤다는 에서 오는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곡식을 수확하고,채소를 뜯을 때 우리는 생명을 죽인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특별히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잘 자라서 이렇게 좋은 결실을 냈고, 이 결실 중 얼마는 다음에도 많은 결실을 내리라는 것 정도 일 것이다. 그러므로 동물을 죽이는 것과 식물을 수확하는 것,동물을 먹는것과 식물을 먹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행위이다.

동물의 고기를 먹지 말고 식물만을 먹는 채식은 종종 많은 사람들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동물을 죽이는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채식은 내가 중심이 되어서 나를 대상으로 하는 실천적 행위이다.

행동적인 환경주의자들 중에는 채식은 소극적인 행위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그것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핵발전소 폐쇄를 외치는 것보다 더 결단력 있는 행동이다. 핵발전소와 폐쇄는 몸소 자기 몸을 대상으로 실천하는 행동이 없이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식은 자기를 대상으로 우선은 자기변화를 꾀 하는 결단이고,이를 통해 동물의 비참한 삶에 대해 항의하고 궁극적으로 그것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행동이 될 수 있다.

2. 개고기

:개고기는 일부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이들은 외국인의 비난에 대해 왠 참견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너희나라에서도 푸아그라를 맛있게 먹기위해 거위 목젖까지 사료를 채워 넣어 간을 축구공만하게 키우는 야만을 저지르는데,우리가 개고기를 먹든 말든,두드려 잡든 거꾸로 매달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다.

문화상대주의라는 말을 써 가며 개고기를 먹는 것이 우리 민족의 고유문화이기 때문에 달팽이나 거의간을 먹는 다른 민족의 문화와 마찬가지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난받든 말든 의연하게 개고기를 먹는것이 서구의 문화패권주의에 대항해서 우리 문화를 지키는 것이라는,민족주의적인 주장도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인간중심주의와 자민족 중심주의에서 나온 것이다. 그 속에는 동물에 대한 존엄,자연과의 조화,생태주의적 가치가 들어 있지 않다. 감정을 지닌,인간과의 유대관계가 돈독한 개를 살아 있는 생명채로 보는 시각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개의 존엄? 개와 인간의 유대? 개고기 먹는 것을 문화상대주의와 민족주의의 시각에서만 접근하는 사람은 고려하고 싶지 않은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인간이 자연 전체를 대하는 태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고,동물을 아무렇게나 마구 다룬 것이 자연을 자기 편한 대로 파헤치고 파괴하는 태도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생태계를 회복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개의 존엄은 개고기논쟁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다.

개고기 논쟁의 종심에 민족주의와 문화상대주의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리 자신과 우리 후손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떠오른 지속가능한 사회의 건설은 요원하다. 그리고 단순한 식도락을 위해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인간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다.

어떤 동물보호자는 흑인을 잡아다가 노예로 부려먹은 백인 식민주의자들,유태인이나 한국인을 실험동물처럼 취급한 히틀러나 일본 군국주의자를의 성정이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는 것을보면서도 개를 산채로 때려잡는 사람이나 골프를 즐기기 위해 아름드리 나무를 뭉텅 없애버리고 골프장을 짓는 사람들의 성정과 큰 차이가 있느냐고 묻는다.

개고기 먹는 문제를 동물의 권리, 더 나아가서 생태계의 권리라는 측면에 서 접근하면 문화상대주의나 자문화 중심주의에 입각한 주장은 힘을 잃는다. 고려 대상도 개를 넘어서 우리가 기르고 잡아먹고 실험하는 모든 동물, 그리고 자연으로 넓혀진다. 동물과 자연을 우리가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문제가 논쟁대상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동물학대가 특별히 비난받을 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소에게 물을 먹여서 도살한 정육업자는 소비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해서 처벌받지, 소에게 억지로 물을 먹여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주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는 않는다.

소비자들도 자기가 먹는 소고기가 더러운 물로 오염되었울 가능성 때문에 분노하지 실핏줄이 터지기 전까지 억지로 물을 먹여햐 하는 소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분노하지는 않는다. 연구자들이 실험동물의 머리를 산채로 자르고 유전자를 조작해서 각종 암에 걸릴 수 있도록 만들어도 아무런 비난을 받지 않는다.

이런 실험을 하는 연구자는 당연히 인간배아도 이성과 감정이 없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이므로 동물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들은 인간의 배아도 질병치료와 수명연장을 위한 유용한 연구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배아에 관한 실험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당당하게 요구한다. 여기서 바로 동물을 어떻게 다루는가의 문제가 인간을 어떻게 다루는가와 관련된 첨예한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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